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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브리핑]투기판 된 美증시에 불안감 커져..환율, 1110원 터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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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상승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중 1110원도 터치할지 주목된다.

게임스탑을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투기판이 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고조됐다.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2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108.60원에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0원)를 고려하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04.40원)보다 4.10원 상승 출발할 전망이다. 시장 전반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어 장중 환율을 상승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간밤 뉴욕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5% 하락한 3만303.1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57% 내린 3750.77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1% 하락한 1만3270.60을 기록했다. 3대 지수 모두 작년 10월 28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게임스탑 주가가 무려 134.84% 또 폭등, 최근 10거래일간 상승률이 무려 1643.91%에 달하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를 조사하겠다고 나서는 등 미국 증시가 투기판이 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러다 증시가 폭락장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별 도움이 안 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에선 별 다른 정책 조정이 없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경제에 상당한 위험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불확실하고 힘든 시기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 급등은 금리 급등 때문이 아니다”며 게임스탑에 대해서도 “특정 기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며 답변을 꺼렸다.

달러인덱스는 뉴욕증시 마감께 90.61로 전 거래일보다 0.49% 상승했다. 증시를 둘러싼 투자 심리가 나빠진 영향이다. 유로화 약세를 이끄는 발언이 나온 것도 유로화 대비 달러 강세를 촉발시켰다.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등이 시장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너무 낮다고 밝혔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유로화가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은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보다는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26일부터 연 이틀 간 2조6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고 이날도 추가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고 나서 원화를 그냥 보유하기보다 달러로 바꿔 역송금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 참가자들이 1110원 회복 여부를 환율의 추세 전환점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오전 증시 하락을 쫓는 공격적인 롱플레이(달러 매수) 유입과 이로 인한 상방 압력 확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1100원 중반 이상에선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상승폭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거주자 달러화 예금 잔액은 800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거주자 달러 예금의 상당 부분이 수출업체가 거래 대금으로 받은 달러이기 때문에 이를 원화로 교체하려는 수요는 여전히 많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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