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득 상위 0.1%, 주식·부동산으로 자산 ‘쑥’…세금은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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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소득 상위 0.1%, 주식·부동산으로 자산 ‘쑥’…세금은 ‘찔끔’
기사입력 2021-02-26 06:01 최종수정 2021-02-26 07:59
[경향신문]
연소득 5년 새 12억→15억 이상…소득 26% 늘 때 실효세율 9% 늘어
이자·배당 수익에 부자들도 ‘소득분화’…“조세제도 재검토 필요”
평균 연소득 15억원이 넘는 초고소득층인 상위 0.1%의 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조세부담은 소득 증가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위 0.1%의 소득증가세가 상위 1%나 상위 10%에 비해서도 빨라지면서 기존 양극화는 물론 고소득층 내에서도 소득분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조세제도가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향신문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2014~2019년 국세청 통합소득(종합소득+연말정산 근로소득) 1000분위 자료를 보면 2019년 상위 0.1% 인구가 국민 전체에서 차지하는 소득 비중은 4.2%로 2014년 소득점유율(3.9%)보다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위 1%의 소득점유율이 10.8%에서 11.2%로 3.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증가세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10%의 소득비중은 37.1%에서 36.6%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소득증가액도 높게 나타났다. 상위 0.1%에 속하는 사람은 총 2만4149명으로, 이들이 2019년 1인당 벌어들인 연소득은 평균 15억원이다. 이는 2014년 12억원에서 26.3%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상위 1%인 24만1494명의 1인당 평균 연소득은 20.79% 증가한 4억8000만원이었다. 상위 10%는 1억6000만원으로 14.94% 늘어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고소득층은 소득이 증가한 데 비해 세금부담은 크게 늘지 않았다. 상위 0.1%의 실효세율은 2014년 30.8%에서 2019년 33.6%로 9.4% 늘어 같은 기간 0.1% 집단 전체의 소득증가율(50%)을 크게 밑돌았다. 상위 1%의 실효세율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5.8%에서 27.9%로 8.2% 증가해 소득증가율(43%)과 격차가 컸다. 같은 기간 전체 납세자들의 평균 실효세율 증가율은 16.1%였다. 근로소득보다 자산소득 증가세가 가팔라지는데,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부담이 늘지않는 부분은 하위 소득 계층에 상대적 박탈감이 될 수 있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은 “소득의 종류 중에서도 이자·배당 소득의 양극화가 심하다”며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를 확대하고 무분별한 비과세 금융상품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혜인 의원은 “최상층 소득자로 소득이 집중되고 있지만 고소득 계층일수록 실효세율 증가세가 낮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자산 격차 확대와 이에 따라오는 소득 불평등을 시정할 근본적인 재분배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득상위 10% 이내도 ‘부 쏠림’ 심화…주식·부동산이 큰 몫
상위 1%가 전체 이자소득 비중의 45% 육박…배당소득도 70%나 차지
당정, 고소득층 세부담 완화 잇단 계획…‘코로나 양극화’ 더 커질 우려
■상위 0.1%…부자 만든 건?
25일 국세청 통합소득 천분위 자료에서 확인된 초고소득층에게 부가 쏠리는 현상은 자산소득 증가와 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산소득은 임금 외 부동산 임대, 이자, 배당 소득을 의미하는데, 근로소득보다 훨씬 큰 규모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최근 금리 하락으로 몇년 새 감소한 이자소득을 제외하면 2019년 배당과 임대 소득은 각각 2014년과 비교해 75.3%, 41.3% 치솟았다. 같은 기간 근로소득이 25.2%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늘어나는 자산소득의 혜택은 상위 1% 미만에 집중됐다. 2019년 국세청 배당소득 천분위 자료에 따르면 전체 배당소득에서 상위 0.1%와 1%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7%, 70%에 달한다. 전체 이자소득에서 상위 0.1%와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17%, 45%에 육박한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악화했지만 부유층들에겐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기회가 늘면서 향후 자산소득 상승으로 인한 양극화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소득층에게 부의 쏠림이 계속되면서 자산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지만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과세 체계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9년 통합소득 전체의 실효세율은 2014년과 비교해 16.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상위 0.1%의 실효세율 비중은 30.8%에서 33.6%로 9.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각종 조세 감면 혜택이 고소득층에게 집중되면서 실효세율 증가세가 더딘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21년도 조세지출예산서’를 보면 정부의 조세지출을 통해 고소득자에게 돌아가는 세금 혜택 비중은 2019년 30.29%, 2020년 31.18%, 올해 31.81%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중·저소득자 세금혜택 비중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69.71%, 68.82%에서 올해 68.19%로 낮아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고소득층의 세부담을 완화하는 계획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만기 보유 시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국채 투자상품과 2억원 이내 투자금에 대해선 배당소득에 대해 9% 저율 분리과세를 해주는 뉴딜 인프라펀드 등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은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이 45%이지만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명목세율과 실효세율 격차가 커진다는 점이 문제”라며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고소득층에게 집중된 각종 조세 혜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권 국장도 “여러 금융 비과세 상품들이 일정 구간 이상의 고소득층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면서 오히려 아래 구간 사람들보다 더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불평등, 고소득 집단 내에서만 악화
이처럼 자산을 기반으로 ‘돈이 돈을 불리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고소득층 내에서도 소득분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통합소득 전체 집단의 10분위 배율은 2014년 71.2배에서 2019년 64배로 개선됐다. 또 다른 소득분배지표인 지니계수도 전체 통합소득 집단은 2014년 0.524에서 2019년 0.509로 나아졌다. 10분위 배율과 지니계수는 모두 값이 작을수록 소득분배 상황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같은 기간 고소득계층 내에서는 간극이 더 벌어졌다. 상위 1%를 10구간으로 쪼개서 비교한 10분위 배율은 7.5배에서 8.1배로 늘었다. 상위 10%의 10분위 배율은 4.9배에서 5.3배로 악화했다. 지니계수도 상위 1%는 0.361에서 0.376, 상위 10%는 0.271에서 0.285로 커졌다.
연소득 5년 새 12억→15억 이상…소득 26% 늘 때 실효세율 9% 늘어
이자·배당 수익에 부자들도 ‘소득분화’…“조세제도 재검토 필요”
평균 연소득 15억원이 넘는 초고소득층인 상위 0.1%의 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조세부담은 소득 증가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위 0.1%의 소득증가세가 상위 1%나 상위 10%에 비해서도 빨라지면서 기존 양극화는 물론 고소득층 내에서도 소득분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조세제도가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향신문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2014~2019년 국세청 통합소득(종합소득+연말정산 근로소득) 1000분위 자료를 보면 2019년 상위 0.1% 인구가 국민 전체에서 차지하는 소득 비중은 4.2%로 2014년 소득점유율(3.9%)보다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위 1%의 소득점유율이 10.8%에서 11.2%로 3.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증가세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10%의 소득비중은 37.1%에서 36.6%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소득증가액도 높게 나타났다. 상위 0.1%에 속하는 사람은 총 2만4149명으로, 이들이 2019년 1인당 벌어들인 연소득은 평균 15억원이다. 이는 2014년 12억원에서 26.3%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상위 1%인 24만1494명의 1인당 평균 연소득은 20.79% 증가한 4억8000만원이었다. 상위 10%는 1억6000만원으로 14.94% 늘어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고소득층은 소득이 증가한 데 비해 세금부담은 크게 늘지 않았다. 상위 0.1%의 실효세율은 2014년 30.8%에서 2019년 33.6%로 9.4% 늘어 같은 기간 0.1% 집단 전체의 소득증가율(50%)을 크게 밑돌았다. 상위 1%의 실효세율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5.8%에서 27.9%로 8.2% 증가해 소득증가율(43%)과 격차가 컸다. 같은 기간 전체 납세자들의 평균 실효세율 증가율은 16.1%였다. 근로소득보다 자산소득 증가세가 가팔라지는데,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부담이 늘지않는 부분은 하위 소득 계층에 상대적 박탈감이 될 수 있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은 “소득의 종류 중에서도 이자·배당 소득의 양극화가 심하다”며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를 확대하고 무분별한 비과세 금융상품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혜인 의원은 “최상층 소득자로 소득이 집중되고 있지만 고소득 계층일수록 실효세율 증가세가 낮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자산 격차 확대와 이에 따라오는 소득 불평등을 시정할 근본적인 재분배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득상위 10% 이내도 ‘부 쏠림’ 심화…주식·부동산이 큰 몫
상위 1%가 전체 이자소득 비중의 45% 육박…배당소득도 70%나 차지
당정, 고소득층 세부담 완화 잇단 계획…‘코로나 양극화’ 더 커질 우려
■상위 0.1%…부자 만든 건?
25일 국세청 통합소득 천분위 자료에서 확인된 초고소득층에게 부가 쏠리는 현상은 자산소득 증가와 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산소득은 임금 외 부동산 임대, 이자, 배당 소득을 의미하는데, 근로소득보다 훨씬 큰 규모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최근 금리 하락으로 몇년 새 감소한 이자소득을 제외하면 2019년 배당과 임대 소득은 각각 2014년과 비교해 75.3%, 41.3% 치솟았다. 같은 기간 근로소득이 25.2%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늘어나는 자산소득의 혜택은 상위 1% 미만에 집중됐다. 2019년 국세청 배당소득 천분위 자료에 따르면 전체 배당소득에서 상위 0.1%와 1%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7%, 70%에 달한다. 전체 이자소득에서 상위 0.1%와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17%, 45%에 육박한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악화했지만 부유층들에겐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기회가 늘면서 향후 자산소득 상승으로 인한 양극화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소득층에게 부의 쏠림이 계속되면서 자산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지만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과세 체계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9년 통합소득 전체의 실효세율은 2014년과 비교해 16.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상위 0.1%의 실효세율 비중은 30.8%에서 33.6%로 9.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각종 조세 감면 혜택이 고소득층에게 집중되면서 실효세율 증가세가 더딘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21년도 조세지출예산서’를 보면 정부의 조세지출을 통해 고소득자에게 돌아가는 세금 혜택 비중은 2019년 30.29%, 2020년 31.18%, 올해 31.81%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중·저소득자 세금혜택 비중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69.71%, 68.82%에서 올해 68.19%로 낮아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고소득층의 세부담을 완화하는 계획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만기 보유 시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국채 투자상품과 2억원 이내 투자금에 대해선 배당소득에 대해 9% 저율 분리과세를 해주는 뉴딜 인프라펀드 등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은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이 45%이지만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명목세율과 실효세율 격차가 커진다는 점이 문제”라며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고소득층에게 집중된 각종 조세 혜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권 국장도 “여러 금융 비과세 상품들이 일정 구간 이상의 고소득층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면서 오히려 아래 구간 사람들보다 더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불평등, 고소득 집단 내에서만 악화
이처럼 자산을 기반으로 ‘돈이 돈을 불리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고소득층 내에서도 소득분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통합소득 전체 집단의 10분위 배율은 2014년 71.2배에서 2019년 64배로 개선됐다. 또 다른 소득분배지표인 지니계수도 전체 통합소득 집단은 2014년 0.524에서 2019년 0.509로 나아졌다. 10분위 배율과 지니계수는 모두 값이 작을수록 소득분배 상황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같은 기간 고소득계층 내에서는 간극이 더 벌어졌다. 상위 1%를 10구간으로 쪼개서 비교한 10분위 배율은 7.5배에서 8.1배로 늘었다. 상위 10%의 10분위 배율은 4.9배에서 5.3배로 악화했다. 지니계수도 상위 1%는 0.361에서 0.376, 상위 10%는 0.271에서 0.285로 커졌다.
■국내 상위 0.1% 그들은 누구?
2019년 국세청 자료 기준
초고소득층 2만4000여명
한 해 36조원 넘게 벌어
전문직·경영자 다수 추측
25일 국세청의 ‘2019년 통합소득(근로소득+종합소득) 천분위’ 분석 자료를 보면 2019년 국내 상위 0.1%인 초고소득층은 2만4149명, 이들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은 36조6239억원에 달한다. 하위 628만명의 연간 소득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번 것으로, 근로소득은 물론 금융소득 차이가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근로소득 상위 0.1%의 소득 비중은 전체의 2.05% 수준이었지만,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은 상위 0.1%가 각각 47%와 17.43%를 차지했다.
36조6239억원을 상위 0.1%에 해당하는 2만4149명으로 나눠보면 이들이 연평균 15억1658만여원을 벌어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근로소득자만 놓고 봐도 연간 종합소득이 10억원을 넘었다는 신고자는 지난해 6000여명에 불과하다. 매년 배당으로만 천문학적 수입을 올리는 재벌 총수일가를 비롯해 평균을 끌어올리는 0.01%의 슈퍼 초고소득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이로 인해 발생한 착시를 제거하면 0.1%에 속하기 위한 허들은 훨씬 낮아진다.
정부가 특별히 이들 슈퍼리치에 대한 별도 통계를 작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누구이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의사와 한의사, 변리사 등 전문직군과 본인 소유의 경영체를 운영하는 경영자 직업군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5년 전인 2016년 내놓은 ‘최상위 소득집단의 직업 구성과 직업별 소득 분배율’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서 소득 상위 0.1% 소득기준은 3억6000만원, 상위 1% 기준은 1억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최상위 0.1% 계층에 드는 10명 가운데 3명은 경영자였고, 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집단은 연 13억5000만원이 넘는 금융소득자(주주)였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집단은 전문경영인인 관리자(28.7%)였고 의사(22.2%), 사업주(12.7%), 금융소득자(12.5%), 금융인(7.2%)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집단만 놓고 보면 의사가 독보적으로 높은 소득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전문직 사업자의 업종별 종합소득 신고자료를 보면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의료업 사업자의 평균 사업소득은 2억2640만원으로 전문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변호사가 1억1580만원, 회계사와 변리사가 각각 9830만원과 7920만원 순이었다.
2019년 국세청 자료 기준
초고소득층 2만4000여명
한 해 36조원 넘게 벌어
전문직·경영자 다수 추측
25일 국세청의 ‘2019년 통합소득(근로소득+종합소득) 천분위’ 분석 자료를 보면 2019년 국내 상위 0.1%인 초고소득층은 2만4149명, 이들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은 36조6239억원에 달한다. 하위 628만명의 연간 소득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번 것으로, 근로소득은 물론 금융소득 차이가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근로소득 상위 0.1%의 소득 비중은 전체의 2.05% 수준이었지만,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은 상위 0.1%가 각각 47%와 17.43%를 차지했다.
36조6239억원을 상위 0.1%에 해당하는 2만4149명으로 나눠보면 이들이 연평균 15억1658만여원을 벌어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근로소득자만 놓고 봐도 연간 종합소득이 10억원을 넘었다는 신고자는 지난해 6000여명에 불과하다. 매년 배당으로만 천문학적 수입을 올리는 재벌 총수일가를 비롯해 평균을 끌어올리는 0.01%의 슈퍼 초고소득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이로 인해 발생한 착시를 제거하면 0.1%에 속하기 위한 허들은 훨씬 낮아진다.
정부가 특별히 이들 슈퍼리치에 대한 별도 통계를 작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누구이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의사와 한의사, 변리사 등 전문직군과 본인 소유의 경영체를 운영하는 경영자 직업군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5년 전인 2016년 내놓은 ‘최상위 소득집단의 직업 구성과 직업별 소득 분배율’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서 소득 상위 0.1% 소득기준은 3억6000만원, 상위 1% 기준은 1억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최상위 0.1% 계층에 드는 10명 가운데 3명은 경영자였고, 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집단은 연 13억5000만원이 넘는 금융소득자(주주)였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집단은 전문경영인인 관리자(28.7%)였고 의사(22.2%), 사업주(12.7%), 금융소득자(12.5%), 금융인(7.2%)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집단만 놓고 보면 의사가 독보적으로 높은 소득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전문직 사업자의 업종별 종합소득 신고자료를 보면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의료업 사업자의 평균 사업소득은 2억2640만원으로 전문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변호사가 1억1580만원, 회계사와 변리사가 각각 9830만원과 7920만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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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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