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태균씨의 변호인이 20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씨가 만난 식당과 메뉴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명씨와의 ‘4차례’ 만난 것을 부인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와 4차례 만났다는 보도에 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명씨 쪽 남상권 변호사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명씨가 검찰에 ‘(오 시장과) 네 번 만났다, 그중 2월 중순 마지막 만남엔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함께 했다’고 진술했단 보도가 나왔는데 맞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맞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을 명씨 쪽에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남 변호사는 이어 오 시장과 명씨의 만남 장소를 특정했다. 그는 “당시 오세훈 시장의 당협사무실이 서울에 있었는데, 당협사무실에서 대각선으로 50m쯤 되는 곳에 ‘송○○’라는 중국집이 하나 있다”며 “그곳이 첫 번째 만남의 장소”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그때 오 시장이 간장에 계란 반숙 전 단계 요리를 좋아하더라, 기본이 나오는데 두 번을 시켰다는 얘기를 (명씨가) 했다”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오 시장과 명씨가) 청국장집에서도 만나고 장어집에서도 만났다”라며 “(오 시장이) 몇시에 어디로 오라고 (명씨에게 보낸) 문자가 있는데 그게 송○○인지 청국장집인지, 장어집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남 장소는 항상 오 시장 쪽에서 잡았냐’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 명씨는 보통 정치꾼들로부터 먼저 전화를 받는다. 자기가 하는 게 아니고”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네 번 만났고 장소까지 특정할 수 있다는 거로 정리하면 되냐’는 질문엔 “네. 그런데 (오 시장 쪽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김한정씨와 (오 시장, 명씨와 함께) 만난 자리에서 혹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오갔느냐’는 질문에 “그건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앞서, ‘노컷뉴스’는 지난 18일 ‘명씨가 오 시장과 2021년 1월20·23·28일, 2월 중순까지 모두 4번을 만났고, 2월 중순에는 오 시장과 명씨, 그리고 김한정씨가 함께 만났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셋이 모두 모인 2월 중순 ‘3자 회동’ 자리에서 김한정씨가 명씨에게 ‘이렇게 돈이 들었는데 (오 시장이) 이기는 조사는 왜 안 나오냐’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오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사기꾼의 거짓말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만남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태균의 테스트용 1차 여론조사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를 쫓아낸 이후 어떤 부탁도 의논도 한 바 없다고 수차례 단호히 말했다. 초기에 명태균은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끊어냈는데, (김씨와) 3자 만남까지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