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연일 ‘우클릭’ 행보를 이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자 정동영·진성준 등 당 중진들도 “민주당은 중도보수가 맞다”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외연 확장을 위한 충격요법을 처방한 것인데, 조기 대통령 선거 앞 당 정체성을 두고 논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동영 의원은 19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유럽식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다. 정말 중도보수 정도의 정당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해온 행보가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의원은 “독일의 사민당(사회민주당)은 확실한 진보정당이지만 기민당(기독민주당)은 우리 기준으로 보면 거기도 굉장한 진보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의 대표적 우파 정당인 기민당은 ‘사회적 시장경제’를 표방한다.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나, 시장에서 소외된 약자를 배려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등 사회적 연대를 강조한다.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도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정치적인 이념성향을 구태여 규정하자고 하면, 진보적인 지향을 갖고 있으나 중도보수적인 스탠스가 맞다”고 거들었다. 그는 “우리 정치 지형이 사실 보수에 너무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극우적인 성향까지 보이고 있어서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 평가되는데 사실 민주당의 스탠스는 중도보수, 합리적 보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 의원은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의 이 발언으로 진보 진영이 흔들릴 걱정은 없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진보당이나 정의당에 물어보면 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라고 얘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엄지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