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전망] 美 부양책 기대 속 1,110원대 중반 레벨 안착 시도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서울 외환시장에서 9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약세에 따라 1,110원대 중반 레벨까지 내려설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약세는 미 부양책 기대뿐 아니라 백신 보급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진정 등 여러 호재가 겹치면서 진행됐다.
여하튼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는 이날 오롯이 서울환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달러/원의 방향은 아래쪽으로 잡힐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 여러 호재성 재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지난밤 사이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는 역시 미 부양책 의회 통과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촉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 상·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법안을 과반 찬성만으로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한 결의안을 가결 한 바 있다.
다수당인 민주당 단독으로 추가 부양 패키지를 처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따라서 언제든 미 부양책의 의회 통과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회복에 일조했고, 이는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에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2% 내린 90.94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는 0.07% 높아진 1.2058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05% 오른 1.3742달러를 나타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6% 낮아진 6.4424위안에 거래됐다.
달러 약세 뿐 아니라 미 주식시장 상승 소식도 이날 달러/원 환율의 하락 압력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는 1% 가까이 동반 상승했다.
이 또한 미 경기부양책 임박 가능성이 지수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7.86포인트(0.76%) 높아진 3만1,386.1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8.78포인트(0.74%) 오른 3,915.61을 기록했다. 두 지수는 엿새 연속 올랐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사흘 연속 올라 131.35포인트(0.95%) 상승한 1만3,987.64를 나타냈다.
이처럼 서울환시 주변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달러/원의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달러/원 환율이 1,120원선 아래로 내려선 뒤 시장에 저가성 달러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데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같은 외환시장 밖 달러 수요 요인 역시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점 또한 달러/원의 급락을 막아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반대로 이날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돌아선다거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의미 있는 감소세를 보일 경우 달러/원의 낙폭이 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부양책 진전 기대 속 미국 경제가 유럽 주요국들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이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 속 코스피를 포함한 아시아 주식시장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달러/원 역시 1,110원대 중반 레벨에서 추가 하락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14.00~1,118.00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달러/원의 방향성은 아래로 향하겠지만, 낙폭 확대 여부는 달러 흐름보단 국내 주식시장 (상승) 흐름 여부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 전환 등이 받쳐줘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