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전망] 달러 약세 후폭풍 속 1,110원선 하단 지지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서울 외환시장에서 10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약세 심화에 따라 1,110원대 초입까지 내려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밤 사이 글로벌 달러는 미 국채 수익률 하락에다 독일의 수출지표 개선에 따른 유로화 강세에 따라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엿새 만에 반락, 1.15%대로 떨어졌다. 장중 1,137%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독일의 지난해 12월 수출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개선된 것도 유로화 강세를 부추기며 달러 약세를 자극했다.
독일 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0.6%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3% 내린 90.4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6% 높아진 1.2120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50% 오른 1.381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62% 내린 104.57엔에 거래됐고,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35% 낮아진 6.4186위안을 나타냈다.
이러한 달러 약세 흐름은 미 부양책 기대까지 더해지며 이날 원화뿐 아니라 아시아 통화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달러 약세 흐름이 연일 이어짐에 따라 그간 숏포지션 전환을 미루던 서울환시 시장참가자들의 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롱포지션 청산과 함께 숏물량을 늘릴 경우 달러/원은 1,110원선 주변까지 빠르게 레벨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달러/원 급락시 저가성 매수세가 대거 몰릴 수밖에 없고, 상승모멘텀이 약화된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 움직임을 보인다면 달러/원은 1,110원선 하단은 의외로 견고하게 지지될 수도 있다.
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나 외국인 주식 매매 등 환시 주변 다른 재료들이 달러/원 하락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 약세와 달리 뉴욕 주식시장은 단기 급등에 따라 숨고르기 흐름을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93포인트(0.03%) 낮아진 3만1,375.83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6포인트(0.11%) 내린 3,911.23을 기록했다. 두 지수는 7거래일 만에 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소폭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나스닥지수는 20.06포인트(0.14%) 오른 1만4,007.70을 나타냈다.
시장전문가들은 미 주식시장이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미 부양책 재료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은 달러 약세에 기대 계단식 하락 흐름을 이어가다 1,110원선 주변에서 추가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본다"면서 "달러 약세와 함께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들이 네고 물량이 쏟아낼 수 있다는 점도 달러/원에 하락 압력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09~1,114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달러 약세에 따른 시장참가자들의 롱포지션 청산 강도와 달러/원 하락시 수입업체 결제, 저가성 수요 대응 정도에 따라 달러/원의 낙폭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