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마이맥 홈페이지 화면 캡처 구속된 스타 강사 박광일 씨가 소속된 대성마이맥이 박씨의 강좌와 교재를 모두 환불하기로 했다. …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지지만, 공통적으로 지켜낼 수는 없는, 나의 생존을 이야기 한다.
19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이태겸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는 코로나19 안전 예방을 위해 비대면 현장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태겸 감독과 유다인, 오정세가 영화를 처음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파견 명령을 받아 하청업체로 가게 된 정은(유다인)이 1년의 시간을 버텨내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태겸 감독은 이번 작품의 연출 기획 의도에 대해 "누구나 살다보면 힘들 때가 있다. 나 역시 첫 영화를 만들고 14년 정도 나아지지 않는 환경을 접했다. 그 때 우연히 '사무직 중년 여성이 갑작스럽게 처음 맞는 지방 현장직으로 파견이 됐고, 거기에서 버티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기사가 이번 작품을 만드는데 영향을 끼쳤다"며 "시나리오를 쓰고 준비하면서 '우리에게 있어 직업이란 무엇이냐, 생존과 지켜내야 하는 문제구나'라는 질문과 깨달음을 얻었다. 그런 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극중 정은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우수 사원이었지만 갑작스럽게 권고사직을 마주하고, 1년 동안 파견을 가면 다시 원청으로 복귀시켜주겠다는 제안을 어쩔 수 없이 수락한다. 하지만 하청에서 마주한 일들은 예상을 뛰어넘고 정은은 낯선 도전에 직면한다.
영화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상황을 하이퍼리얼리즘의 형식으로 펼쳐낸다. 철저한 관객, 즉 보는 이의 입장에서 각박한 현실을 살기 위해 애쓰며 온갖 예민함을 뽐내는 주인공들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공감되기에 피하고 싶은 현실이라는 것을 고스란히 확인시킨다.
이태겸 감독은 "영화를 기획하면서 '정은이라는 인물과 어떤 현장이 어울릴까' 생각했고, 그러다 송전탑을 보게 됐다. 송전탑은 멀리서 보면 그저 혼자 서 있는 것 같지만 조사를 하다 보니 실제로 오르는 분들이 계시더라. 또 가까이 가서 보니까 송전탑의 거대하고 복잡한, 쇠로 된 차가운 질감들이 정은이가 처한 상황과 똑같지 않나 생각해 설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에서 유다인은 정은 역할을 맡아 내 일과 내 자리를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보여준다. 또한 오정세는 정은을 묵묵하게 지지하는 막내 역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야 할 내일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믿고보는 두 배우의 캐릭터 소화력은 안쓰럽고 먹먹한 만큼 찬란하게 빛난다.
유다인은 이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받았던 때가 KTX 승무원 전원 복직 뉴스가 나오고, 10여 년의 시간동안 어떤 어려운 싸움들을 했는지 다큐로 방영됐던 시점이라 시나리오가 영화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싶어'라기 보다 '이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어떻게 나오든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에서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오정세는 "막내라는 인물이 훅 들어왔다. 내 주변에 딱 막내같은 인물들이 있었다. 참 많이, 성실히,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감히 내가 봤을 땐 '저 만큼 했으면 최소한 저 만큼은 대우 받았으면 좋겠는데 많이 못 받네?' 하는 막연한 아쉬움도 가득 차 있었다"며 "막내라는 인물을 연기함으로써 큰 무엇을 이루지는 못하겠지만 작은 응원의 손길, 관심으로 이 영화가 만들어지면 의미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었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와 함께 유다인은 정은 캐릭터의 전사에 대해 "여자라는 이유로, 어떤 이해되지 않고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회사에서 권고사직 위기를 겪고 있는 인물이다. 사방이 벽 같은 상황이고 낭떠러지에 놓여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더욱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감정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비주얼 설정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달랐던 의견이, 초반 등장하는 정은이를 보면 굉장히 초췌한 모습에 머리카락도 부스스하고 술도 막 마시고, 전혀 신경쓰지 않은 모습이다. 근데 난 하청업체에 내려가게 되고, 남자들이 근무하는 환경에 가게 되면, 굉장히 더 단정하고 깔끔하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 같더라. 감독님꼐 말씀도 드리고 했는데 어쨌든 감독님 의견을 따라 초반의 정은은 그렇게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태겸 감독은 "유다인 배우는 여성으로서 흐트러짐을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너지지 않는 흐트러짐 속에서 여성으로서의 결을 지키려고 했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이것은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인물과는 다르다'고 느꼈지만, 오히려 작품의 결과는 명확하게 맞다고 생각해 이후 인물 설정은 유다인 배우의 해석에 따랐다"고 덧붙였다.
유다인과 오정세는 직접 송전탑에 오르며 육체적 움직임도 보인다. 유다인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기 때문에 무섭지는 않았는데 무거운 장비들을 줄줄이 달고 올라가는 것이 힘들었다"고 토로했고, 오정세는 "심리적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영화를 통해 처음 경험해 보는 느낌들이 있었다. 현실에 있다가 물 속으로만 들어가도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지 않나. 송전탑 역시 조금 올라갔는데도 다른 세상 같은 경험을 했다. 신기했다"고 회상했다.
거대한 사회 속 개인, 내 안의 나 등 현실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담아낸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