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D-3] 바이드노믹스, 한국 수출·성장률에 긍정 기대

[바이든 취임 D-3] 바이드노믹스, 한국 수출·성장률에 긍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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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는 한국 경제에 대체로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며 전방위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보호무역 완화, 다자주의 부활 정책 기조가 수출 주도형인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당장 '트럼프노믹스'로 인한 경제와 통상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다만 바이든 정부 출범 후에도 미·중 통상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환경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위기 요인이 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시대에는 미국의 '돈 풀기'로 달러화가 중기적으로 약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넘치는 유동성으로 인해 국내 주식 시장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통상 불확실성 감소, 韓 수출·성장률에 긍정적…미·중 갈등은 부담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등장할 새 통상 환경은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바이든 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추진해 온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와 양자 협상 전략에서 벗어나 우방국과의 관계 회복, 다자 체제로의 전환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국제 무역 질서에 돌발 변수가 발생할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글로벌 교역량이 늘면서 세계 무역 경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바이드노믹스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바이드노믹스가 추진되면 미국 경제 성장세 확대, 세계 교역 질서 회복에 따른 교역량 증가로 한국 경제가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 수출 증가율은 0.6∼2.2%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1∼0.4%포인트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호무역 완화와 함께 바이든 당선인과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실행에 옮겨지면 미국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대미 수출 증가도 기대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을 닷새 앞둔 14일(현지시간) 1조9천억달러(약 2천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바이드노믹스'의 첫 장을 열었다.

다만 바이든 정부 출범 후에도 대중(對中) 견제 기조는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미·중 갈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 문제가 이어지면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바이든 정부에서 미중 갈등이 상시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수출과 관련해 환경 규제 강화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바이든 정부의 강한 환경 규제 의지가 한국 기업 입장에서 새 무역 장벽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과 민주당은 대선 기간 기후협정을 준수하지 않는 나라에 '탄소조정세'와 수입쿼터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바이든 정부가 추진할 기업 증세나 반독점법 등도 우리 기업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예상되는 상황이므로 미국 경제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성장률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무역과 관련해 한국은 지속적인 미중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관련 수출의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정부의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나, 거대 정보기술(IT)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나 기업에 대한 정부 개입 강화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 넘치는 달러 유동성에 약달러 기조·증시 긍정흐름 전망

바이든 정부에서 달러화는 미국의 재정적자 기조, 추가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의 동반 회복을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 약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당선인의 경기부양책으로 재정적자 부담이 확대되면서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또, 금융·외환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위안화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원화도 한동안 달러화 대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국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인 만큼 수출 기업들이 이를 감안한 경영 전략을 세우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통화 정책은 당분간 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한동안 유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다만 한 가지 고려할 점은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우리보다 빠를 경우다. 미국 실물경기가 바이든 취임 이후 빠르게 회복되면 금리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회복에 따라 물가 압력을 받아 금리를 올리는 순간 우리 금융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바이든 시대에 달러 약세 압력이 커진 점은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달러가 약세를 타면 미국 돈이 신흥국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아시아가 특히 주목받을 것이란 점에서다.

일단 올 상반기에는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넘치는 유동성으로 국내 주식 시장이 긍정적인 흐름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효과가 주식시장에 선반영된 부분이 있지만, 취임 이후 정책이 구체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바이드노믹스의 기대감이 이어질 수 있는 부분에서 보면 국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향후 수출 여건 개선이 기대되는 점도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의 친환경 산업 성장에 따라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성장 기회가 열리면서 관련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바이든 정부가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4년간 2조 달러를 풀겠다는 대선 공약을 이행하면, 국내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업계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미 연준이 조기에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어떻게 가시화될지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요인이다. 박 연구원은 "계속 갈등 구조로 가면 우리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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