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형 "공정위의 배달앱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은 시장경제 보호 위한 결정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배달의 민족’ 인수 시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도봉을)은 “공정위의 이번 조건부 승인으로 딜리버리히어로가 향후 6개월 또는 길게는 1년 동안 배달앱 주요 사업자의 정보와 현황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면서 “그런데도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배달 앱 시장에서의 경쟁을 회피하는 독점을 허용할 수 없다는 원칙에 기초해 구조적 분리조치를 명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3일 세종 대심판정에서 '딜리버리히어로 에스이 등 4개 배달 앱 사업자의 기업결합제한규정 위반행위에 대한 건'으로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오기형 의원은 이날 공정위 대심판정에 방문해 오전 심리를 참관했다. 오후 심리는 영업비밀 보호사항으로 인해 비공개로 개최됐다.
지난해 12월 13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시장에서는 독일회사의 국내 배달앱 시장 독점 우려를 제기해왔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에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설립해 2012년 ‘요기요’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14년 ‘배달통’의 지분 절반 이상을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됐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은 각각 국내 배달 앱 시장의 시장점유율 1위부터 3위를 차지하며 3사 합계 시장점유율만 90%가 넘는 상황이다. 그런데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지분을 전량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독일회사가 국내 시장점유율 상위 3개 배달 앱 전부를 사실상 지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배달앱 기업결합의 경우 지난해 12월 30일 공정위에 신고서가 접수되고, 이에 관한 공정위의 전원 회의는 그로부터 약 1년 만에 개최됐다. 그 사이 ‘쿠팡이츠’가 서울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시장 상황의 변동이 있었다. 이는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9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어 국내 배달 앱 시장의 독일회사 독점 우려는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딜리버리히어로 측에 6개월 이내에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지분 전부를 매각하도록 명령하고,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음식점에 적용하는 수수료율 변경을 금지하는 등 현상유지 명령을 했다고 발표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이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할 경우 시장독점이 우려된다는 취지에서다.
오기형 의원은 “이번 공정위 결정을 통해 공정경제에 대한 시장의 룰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이번 기업결합이 벤처업계의 성공 신화가 되기를 기대했던 시각도 있었겠지만, 독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고려하면 인위적 기업결합을 통한 독점을 눈감아 주면서 기업의 혁신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배달 앱 사업자들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내년 초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며 “법안에는 각계의 의견을 입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