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전망]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 지속…1,120원대 안착은 시기상조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서울 외환시장에서 1일 달러/원 환율은 미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고조와 밤사이 달러/위안 환율 하락,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 등 상승과 하락 요인이 혼재함에 따라 전 거래일 종가(1,118.80원) 부근에서 제한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말 사이 미 주식시장은 게임스탑 폭등에 따른 투기 우려 확산과 미 제약사 존슨앤드존스(J&J)가 기대 이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능을 발표하면서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20.74포인트(2.03%) 떨어진 29,982.62에 마감, 지수가 3만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14일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3.14포인트(1.93%) 내린 3,714.24에, 나스닥 지수는 266.46포인트(2.00%) 내린 13,070.6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존슨앤존슨은 백신 3상 임상에서 66%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95%, 94.1%의 예방효과를 보인 미국 화이자·모더나 백신보다 낮은 수치다.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예방효과가 57%로 낮아졌다.
주식시장 급락에 비해 달러는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 오른 90.54에 거래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기대 후퇴가 유로화 강세로 이어지며 달러 상승 압력을 희석시켰다.
가브리엘 마크루프 ECB 정책위원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ECB의 금리인하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유로/달러는 0.07% 높아진 1.2132달러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0.15% 내린 1.370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7% 오른 104.75엔에 거래됐고, 달러/위안 환율은 머니마켓 금리 오름세 속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금리인상 루머가 나오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9% 낮아진 6.4491위안에 거래됐다.
이처럼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의 상승과 하락 요인이 일정 부분 겹친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서울환시 내 분위기는 자산시장 과열 우려 속 달러/원 상승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이날 국내 수출입실적 발표에서 1월 수출 호조세가 확인된다면 달러/원 상승 압력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가 확인될 경우에도 달러/원 상승 압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환시 수급이다. 지난주 5조원어치를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순매도 기조를 이어갈 경우 서울환시 수급 역시 수요 우위로 쏠리며 달러/원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관련한 달러 역송금 수요와 이월 네고 물량이 겹치며 달러/원의 상승은 움직임은 제한될 수 있다"며 "다만 오늘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진정된다면 달러/원은 오히려 하락쪽으로 기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16~1,201원선으로 예상된다"면서 "오늘 달러/원의 방향성은 대외 가격 변수 요인보단 국내 코스피지수 움직임과 외국인 매매패턴, 국내 코로나19 확진 추이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