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경기민감주, 환율·수급 영향에 단기 조정 가능성”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NH투자증권은 장기적으로 주식 시장 상승 추세는 꺾일 시점이 아니지만 단기적으로는 위험자산 선호 신호가 감지된다고 판단했다. 단기적으로는 대형 경기민감주가 조정폭이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주 코스피 밴드는 2870~3150선을 제시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백신 공급 지연 우려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접종률 7.1%)과 유럽 주요국(접종률 3% 이하)의 접종률은 예상보다 느린 속도를 보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EU(유럽연합)에 백신 공급 차질을 통보하기도 했다. 노 연구원은 “성공적 백신 공급은 글로벌 경제 활동 정상화의 필요 조건인데, 접종이 지연됨에 따라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후퇴하고 있다”면서 “백신 공급이 순탄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눈높이 조정 가능성 있다”고 짚었다.
미국 기업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심도 짙어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에 진입했다. 테슬라 등 일부 성장주들의 실적은 추정치를 하회했다. 노 연구원은 “이들 기업의 어닝 쇼크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과대 계상되었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82.7%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중이며 주도주인 IT 및 경기소비재 섹터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도 각각 95.8%, 75.0%”라고 설명했다.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추가 부양책도 당장 현실화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최종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백신 공급도 속도의 문제로 효과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의심이라 보긴 어렵다. 노 연구원은 “경기 개선 기대감이 완전히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의 하방은 지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대형 경기민감주가 조정폭이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 프로그램 매도세도 당분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주를 둘러싼 수급 환경은 코스피 대형주가 중형주 및 소형주 대비 불리할 것”이라면서 “단기 조정 이후 상승 추세가 회복될 국면에서도 반도체 등 경기민감주는 여전히 주도주 지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 매력이 부상한 시점을 이들 업종의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