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전망)-강달러 부추기는 다양한 여건들
서울, 3월26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은 26일 강달러를 반영해 상승 출발한 이후 월말 수급 동향을 살피며 움직일 전망이다.
달러지수가 4개월 만의 최고치로 상승했다. 당장 국제 외환시장을 압도할 만큼 강달러 모멘텀이 확산된 건 아니지만 최근 들어 달러 강세에 우호적인 여건이 더해지고 있다.
유럽지역의 코로나19 사태 악화와 백신 접종 난항 등이 유로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우려와 함께 그간 강세폭이 깊었던 호주달러 등 상품통화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미-중 갈등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강경기조가 확인됨에 따라 양국 관계가 상당기간 대치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다른 달러 강세 요인이다. 역외 달러/위안은 6.55위안대까지 상승했다.
무엇보다 북ㆍ중ㆍ러와 반미 연대구축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여지는 커졌다.
한편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은 이전보다는 잦아들었다. 하지만 전날 미국 국채 7년물 입찰 수요 부진으로 10년물 수익률은 상승했고 이는 달러 강세를 지지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발언을 흘려들을 수 없다. 파월 의장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경제회복이 완전하게 이뤄지기 전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기존의 발언을 반복했지만 "우리의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적인 진전을 이룬 이후 월간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미국 경제 차별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같이 이래저래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여건들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상승압력을 타진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한동안 움직임이 제한된 위안화가 최근 약세 흐름을 타진하는 양상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역외거래에서 달러/원 환율이 상승했다 하더라도 장중 상승압력이 둔화되는 조짐이 매번 나타났다.
중공업 수주에 따른 물량 소화와 고점 대기 매물이 달러/원 상단 저항을 두텁게 형성 중이기 때문이다.
분기말이자 월말 근처에서 달러/원 상승탄력이 대거 확대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달러 강세 쪽으로 포진된 여러 여건들 속에서 원화는 이에 대한 영향권에 들 수 있는 만큼 변동성 대비는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 임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