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코로나 집콕'도 비켜 간 골목상권 어디?
루비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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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9 13:55
[친절한 경제] '코로나 집콕'도 비켜 간 골목상권 어디?
기사입력 2021-03-19 10:27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9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저희가 골목 상권이라는 얘기를 하잖아요. 이 골목 상권이라는 거는 상대적으로 소규모 자영업자분들 얘기하는데, 이 소규모 자영업자분들이 코로나와 재난지원금 지급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런 조사 결과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골목 상권이 큰 타격을 받았을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죠.
어떤 지역과 어떤 업종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했는지 서울시가 이번에 빅데이터 분석을 했습니다.
우선 서울시 골목상권의 전체 매출은 재작년 10월과 작년 12월을 비교해 보면, 2조 원에서 1조 6천억 원으로 2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월별로도 한번 나눠서 보겠습니다. 코로나19 1차 대확산 국면이던 지난해 1월에서 3월은 매출이 줄었지만,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4월과 5월에는 다시 반등했습니다.
이때 재난지원금 받은 걸로 국민들이 소비를 많이 늘렸다는 얘기입니다. 하반기에는 대확산 시기가 올 때마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때마다 매출은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업체의 매출이 하락한 건 아닙니다. 골목상권 10곳 중 6곳은 매출이 하락했지만, 4곳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매출이 상승했거나 그전과 비슷하게 유지는 했습니다.
<앵커>
매출이 줄어든 곳도 있고 오히려 는 곳도 있다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지역이 어떤 특징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겁니까?
<기자>
이게 자치구별로 확연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요, 매출이 유지됐거나 오른 곳과 또 크게 떨어진 곳으로 나눠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매출액이 유지된 골목상권은 지금 보시는 서울 지도에서 밝은 부분인데요, 주로 서울 외곽에 위치해 있습니다. 금천구, 은평구, 동대문, 양천구 등인데 주거지가 밀집해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매출에 타격을 입은 상권은 도심의 인근 자치구가 많았습니다. 마포나 용산, 종로, 중구 등입니다.
작년에 재택근무가 오래 계속되면서 회사가 많은 도심에는 자주 가지 않고 집에서 오래 머물렀잖아요.
그러면서 집 주변의 식당을 가거나 배달을 시켜먹는 일이 많았고요. 가게를 가더라도 집 주변을 더 자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업종에 따라서도 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골목 상권 중에서도 음식점들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매출을 유지하거나 오른 업종 비중이 제일 높았던 건 치킨집이고요. 그다음이 제과점과 패스트푸드점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통계를 보고 "치킨집은 대부분 매출이 잘 나왔구나" 이렇게 오해를 하시면 안 됩니다.
이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상황이 나았다는 거지, 매출을 유지하거나 더 많이 벌어들인 비중은 전체에서 42% 정도로 절반도 안 됩니다.
게다가 치킨집 주문은 대부분이 배달인데, 배달 앱이 중간에서 떼 간 수수료까지 생각하면 실제로 이 업체들이 손에 쥔 돈은 이보다 더 적다는 것까지 감안을 해야 합니다.
반대로 매출이 급감한 외식업은 양식 음식점이 제일 많았고요. 중식과 일식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이런 외식업 말고 다른 업종들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서비스업의 경우에는 게스트하우스가 90%에 가까운 비율로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변호사, 법무사 사무소도 매출에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주변 변호사들에게 최근 상황을 좀 물어봤습니다. 사람들이 집 밖을 잘 나가지 않고, 특히 음식점들이 일찍 문을 닫으면서 분쟁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여기에다가 최근 이혼이 줄었다는 통계도 나왔죠. 코로나19로 사건 사고와 이혼 소송까지 감소한 겁니다.
반면, 변리사 사무소와 복권방 등은 매출에 선방한 업소들이 꽤 있었습니다. 최근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특허 출원이 늘어났고요. 코로나19로 삶이 팍팍한 서민들이 일확천금이라도 노리는 심리도 커진 걸로 풀이가 됩니다.
이 외에 소매업의 경우에는 집에서 오래 머무르면서 중고 가구와 조명 용품 판매점들이 매출에 선방한 비중이 높았고요, 대중교통 대신 자동차를 많이 타면서 자동차 부품 수요가 증가한 걸로 보입니다.
매출이 많이 줄어든 소매업종들은 악기, 예술품, 미용재료 판매점들이었습니다. 여가 활동이 줄어들고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하는 등 소비 트렌드가 변화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