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러시아 이어 유럽, 비트코인 퇴출할 듯
유럽의회가 전력을 소모하는 식으로 채굴되는 암호화폐(가상화폐)를 퇴출하는 법안, 이른바 ‘미카(MiCA·Markets in Crypto Asset Regulation)’를 14일(현지시간) 처리할 예정이라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에서 추진되는 이 법안은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채굴, 혹은 거래되는 가상화폐 개발 기업·단체는 최소한의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충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의회의 기준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작업 증명 방식으로 채굴되는 가상화폐를 사실상 금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의 기축통화 격인 비트코인은 컴퓨터에 마이닝 시스템을 구축하고 블록체인 안에서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캐내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이 방식은 윤전기로 지폐를 발행하는 것보다 광산에서 자원을 캐는 개념에 가까워 ‘채굴’로 불린다. 수학 문제의 난도는 비트코인의 공급량을 조절한다. 유통 한계치로 설계된 비트코인 총량은 2100만 BTC다. 한계치에 다가갈수록 공급량은 줄고 수학 문제의 난도는 상승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막대한 전력량에 있다. 중국 내몽고 자치정부는 관내 곳곳에 음성적으로 운영된 비트코인 채굴장 탓에 지역 주민의 정전 사태를 이유로 지난해 가상화폐 채굴·거래를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채굴 과정에서 컴퓨터 부품도 상당수 소모돼 반도체나 그래픽카드 생산 기업의 매출이 상승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는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전력량이 세계에서 0.55%나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스웨덴의 연간 전력 소비량에 달하는 수준이다. 유럽의회가 가상화폐 채굴·거래를 금지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비트코인은 중국, 인도, 러시아에 이어 유럽에서도 퇴출 위기에 놓였다. 각국 정부의 비트코인 퇴출 시기를 놓고 보면 해가 뜨는 방향을 따라가고 있다.
유럽은 경제권역상 북미, 동아시아와 함께 주요 지역으로 꼽히지만 가상화폐 시장의 지분은 크기 않다. 비트코인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5시 현재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0.09% 하락한 3만9078달러(약 4850만원)를 가리켰다. 한때 3만7000달러대로 떨어졌던 가격은 대부분 만회됐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 빗썸·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486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