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든 긴축 '속도조절' 기대감···비트코인, 다시 하락세
이번 주(15~19일) 비트코인은 지난 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하락 전환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과거 파산한 가상자산거래소 마운트곡스의 배상안으로 대규모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단 우려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세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비트코인은 2만3000달러(3052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이번 주 초인 지난 15일 오전 한 때 2만5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크게 상승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해 2만3000달러 선도 위태롭게 됐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주 초 2000달러를 넘기기도 했지만 이후 내려가 19일 오후 1740달러 선에서 시세를 형성했다.
주 초 상승을 이끈 요인은 미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로 꼽힌다. 지난주 발표된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의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시장에선 연준이 내년엔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인플레이션 수준이 안정화되면서 연준이 경기 침체에 더 신경을 쓸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지난주부터 이번주 초까지 비트코인 상승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7일(현지시간) 연준의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향후 경제 전망이나 데이터에 따라 긴축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인플레이션 목표치 도달 때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돼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명확히하자 미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의사록이 공개된 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5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2% 내렸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1.25% 떨어졌다.
이와 함께 마운트곡스의 보상이 진행된다는 소식이 나온 점도 시세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마운트곡스는 지난 2014년 대형 해킹 사건으로 문을 닫은 가상자산거래소다. 그런데 최근 이 거래소가 당시 해킹으로 도난당한 가상화폐를 채권자들에게 배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운트곡스가 배상을 진행하면 약 13만7000여개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리게 된다. 이달 1비트코인 시세가 3200만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늘어나는 유동성은 4조3840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트코인이 대규모로 풀리면 시세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이 소식은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이에 시장에선 또 다시 비관론이 나온다. 암호화폐 전문지 유투데이에 따르면 유로퍼시픽 캐피탈 최고경영자(CEO) 피터 시프(Peter Schiff)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비트코인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차트를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 가격이 결국 1만달러 아래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CEO 제시 파월(Jesse Powell)은 "비트코인 하락에 절대 베팅하면 안된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연말까지 최소 200만 달러를 돌파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비트코인의 펀더멘탈이 계속 개선되고 있는 만큼 장기 전망을 여전히 낙관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