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킬방원의 취미생활
흠... 사냥마렵다...
님 사냥하면 폭군인거 알죠?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씹쌔끼들진짜...)
[당시 조선에서 '사냥'이란 엄청나게 사치스런 취미였다. 왕이 한차례 사냥을 나가려고 하면 몰이꾼부터 시작해서 왕의 경호부대까지 전부 움직여야했고,
적어도 몇 주는 사냥터를 다듬고 사냥감(사슴 등)을 풀어놔야 했기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아니 근데 내가 왕인데 사냥좀 하면 안돼?
진심 ㅈ같네
아직 나라의 기틀도 제대로 안 잡혔고, 백성들이 배곪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글쎄올시다. 통촉하셔야할거같은데? 폭군되고싶음?
*매 사냥은 돈도 별로 안들고... 사냥터 갈 필요도 없는데... 하면 안돼?
(*매 사냥: 매를 길들여서 기러기같은 철새들을 잡는 사냥을 매 사냥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포켓몬 같은건데, 이방원은 매 사냥을 가장 좋아했다.)
아이 싯팔! 통촉하시라고!
(좆같은 신하 새끼들...)
왕이 백성들 안 살피고 사냥이나 하고 다니면 후대에 폭군으로 남는거야.
통촉하시고 처신 잘하라고.
오늘 선대 왕들 무덤에 제사지내러 간다.
ㅇㅇ 당연히 그러셔야죠 존나 큰 연례행사인데
가는 김에 매사냥해도 됨?
통촉하시라고
아니 왜 또... 간 김에 매사냥좀 하자니까...
나라 일이 잘되기를 기원하는 이벤트인데 먼저 가신 선조들 앞에서 사냥이나 하는 양아치 왕 모습을 보여주시려고?
어림도 없다! 암! 아암!
통촉!
사냥해서 잡은 거 다 제사에 제물로 올릴거야!
그러니까 다들 아가리 해!
야 니들이 하도 통촉지랄하길래 이도(세종)한테 왕 물려주고 상왕됐다.
이제 사냥가도 돼?
ㄴㄴ 통촉하셈
뭔 개소리야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는 주상(세종)한테나 해
난 상왕이라고 이제
님 저번에 밤에 산책나갔다가 기러기떼 보고 어그로끌려서 그대로 몰래 매사냥 나간거 우리가 다 알고있음.
상왕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맘대로 행동하면 됨? 덕분에 님 호위군 다 뒤집어졌음.
아 씹쌔끼들 진짜...
어떤 새끼가 꼬발랐냐?
님이 사냥한다고 신나서 야밤에 존나 소리지르고 뛰어댕겼잖아요.
조선팔도에 님 사냥나간거 모르는 새끼가 있는게 더 신기한듯.
앗... 아아...
아 진심 존나 사냥마렵다
통촉...
주사아아아앙!
부르셨습니까 아버님
통촉?...
거 요즘 뱃살이 너무 나오셨소. 우리 주상이 앉아서 국정만 돌보다 보니...걱정되는구려!
...그런가요?
아무래도 운동도 좀 하고 그래야하지 않겠소. 이 애비랑 사냥갑시다.
... 움직이기 귀찮은뎅;
(소근)아 충녕아! 아빠가 사냥이 존나게 가고싶어!
그럼 가죠.
우리아들 존나 최고!
이방원은 왕, 상왕시절 내내 사냥가고싶다고 떼쓰다가 통촉세례를 받는일이 비일비재했다.
한번은 야행나갔다가 기러기떼 보고 호위군도 없이 몰래 매사냥을 나갔다가 들켜서 신하들한테 사냥 금지령 받았다.
신하들이 하도 쪼아대니까 세종대왕 운동시킨다고 사냥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