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언론이 아동학대 기사 쓰는 이유는 조회수 때문"[베이비뉴스]

"우리나라 언론이 아동학대 기사 쓰는 이유는 조회수 때문"[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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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만 1715건, 2016년 1만 8700건, 2017년 2만 2367건, 2018년 2만 4604건. 꾸준히 늘고 있는 이 숫자는 보건복지부의 학대피해아동보호현황이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돌봄·교육기관을 가지 못한 아동들이 겪는 가정 내 아동학대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신고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런 사실을 방증하듯 언론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자극적인 제목의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소식이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9일 아동권리보장원과 보건복지부는 공동으로 '제1회 아동권리 시각으로 아동학대를 보다'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해 이목을 끌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아동권리 시각으로 본 아동학대 관련 정책과 언론에서 다뤄지는 아동학대에 관한 토론을 통해 아동학대 예방과 진단, 개선방안이 논의됐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은 "아동학대 사건에는 항상 자극적인 언론보도가 확대·재생산돼서 아동과 가족들의 권리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련 종사자 개인을 향한 분노로 이어져 아동과 가족의 피해를 증폭시켜 걱정"이라며 "이런 시점에서 아동권리 관점에서 정책, 현황을 분석해서 아동권리 방향의 실천방향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 '아동 보호'에서 '아동은 권리 대상'으로 시각 바뀌어야



이날 세미나 토론자들은 지속되고 있는 아동학대 사망의 초점이 '아동보호'에서 '아동을 권리 대상'으로 바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주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있을 때 즉각분리조치 하는 조항에 대해서 정부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그 이전에 보호아동에 대한 상담, 아동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김영주 변호사는 "만약 학대받는 아동이 집에 있고 싶다면, 그것은 학대하는 사람이 없는 집일 것이다. 아동의 의사반영을 잘 하는 것이 전문성이다"라고 말하며 아동의 의사가 최상의 이익과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장기간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완정 인하대 아동학과 교수도 아동의 견해를 중시하는 의견에 동의하며 "현재 아동학대 신고와 조사과정 중 아동은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모든 성인은 아동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아동의 나이에 맞게 안심할 수 있는 대화를 해야한다"고 제시했다. 



전종대 김해 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역시 즉각분리조치에 대해서 "아동과 가정의 분리는 학대신고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의 의사, 피해정도 등 현장상황이 고려돼야 한다"며 이 같은 결정을 위한 현장전문가 양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발표에서 아동학대는 늘어나고 종합대책도 4번이나 있었지만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아동학대는 반짝 관심을 가지고 급속히 소멸하는 악순환을 20년 동안 지속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정 교수는 아동학대 정책 개선과제로 ▲출생통보제 ▲영유아검진 강제화 ▲영유아 대상 가정방문 서비스 제도화 ▲부모교육 제도화 ▲아동권리보장원 역할 강화 등을 들면서, "더 이상 아동 희생으로 아동정책이 만들어지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라고 말하며 여태까지의 정책이 나온 환경이 '아동 사망 후'인 것을 지적하며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동권리보장원 역할 강화에 대해서는 김영주 변호사도 동의했다. 김 변호사는 "아동권리보장원 현장종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해야하고, 보건복지부와 같은 행정부처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아동학대 사건의 구조에 대해 파고들지 못하는 언론



아동학대 문제에 있어서 언론의 잘못된 점도 지적됐다. 남형도 머니투데이 기자는 아동학대 보도에 아동권리는 없다고 표명했다. 남형도 기자는 "언론은 아동학대 사건을 하나의 이슈로 본다"며 "하나의 기사가 나오면 매체마다 다 베껴쓴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같은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기사의 조회수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남형도 기자는 "언론은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자극적인 부분으로 독자의 관심만 집중시키는 것에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정인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인 정인이와 사건을 붙여쓰는게 맞을까?"라고 질문하며 언론의 행태를 설명했다.



아동학대 사건에는 근본적인 '질문'이 빠졌다는 것이 남 기자의 주장. 남 기자는 "왜 이런 일이 있는가? 이럴 수밖에 없는가? 구조적인 문제가 뭐고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언론이 할 일은 이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의 아동학대 보도는 '아동학대 사건 발생→언론 보도→국민 공분'의 순으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는 게 남형도 기자의 분석이다.



남형도 기자는 "아동학대 문제만큼은 언론사 데스크와 팀장급 단위로 아동학대 단위에서 감수성을 민감하게 키우도록 재교육을 해야 한다. 언론재단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하며 "아동학대에 관한 깊이 있는 기획, 현장 취재가 가능해야 아동학대 보도의 선순환이 될 것이다. 포털, 언론, 독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종대 관장도 남 기자의 주장에 동의하며, 아동학대가 흥미 위주로 보도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박은정 보건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 과장도 "기자협회, 언론계와 소통해서 자살관련 보도에 관해 협업을 강화한 적이 있다. 아동학대도 시급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크게 동의했다. 



보건복지부를 대표해서 나온 박은정 과장은 온라인 세미나에서 나온 개선과제 제안에 동의하며 "아동학대 문제는 인권, 권리 이상의 선진사회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우리 모두의 숙제다. 다만 아동권리, 의사, 이익은 국제조약에서 말하듯 '정말 아동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분화한 연구로 아동학대 예방 대응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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