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탈레반 합법정부 아니다” 中·러 “주권 존중해야”

美·EU “탈레반 합법정부 아니다” 中·러 “주권 존중해야”

변은준 0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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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정부 아니다” vs “주권 존중해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탈레반을 아프가니스탄의 합법적 집권세력으로 인식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시기상조”라며 “탈레반이 전 세계에 자신들이 누구이며, 어떻게 나아가려 하는지 보여주기에 달렸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등도 탈레반이 국제적 인권 기준을 준수하고, 난민 증가에 책임감 있는 자세가 먼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성명에서 “탈레반이 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그들과 이야기해야 한다”면서도 “탈레반은 국제인도법에 따른 의무를 존중해야 하고, 난민과 이주민 증가에 대처해 이웃 국가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카리쿠키 주유엔 영국 부대표는 “탈레반이 기본적인 인권을 계속해 침해한다면 아프간인과 국제사회는 (탈레반 정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정당하게 선출된 민주정부를 무력으로 장악하고, 대체한 공인된 테러단체”라며 “아프간 정부로 인정할 생각이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반면 러시아·중국은 탈레반과의 협의 속도가 무척 빠르다. 뉴스위크는 러·중 외교 당국자들이 탈레반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내용의 통화도 마쳤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지르노프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는 16일 카불 분위기에 대해 “평화로운 상황이며, (탈레반은) 문명화된 방식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아프간의 주권과 국가 내 모든 파벌을 존중한다”며 탈레반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 안보전문매체 ‘저스트시큐리티’는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는 데는 직접적인 양자 관계를 유지하거나, 국제기구를 통한 소통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서방국들은) 국제법과 외교의 영역에서 아프간에 다양한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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