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법인화한 이후로 한번도 종합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동 이슈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가 법인화한 이후로 한번도 종합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동 이슈를 …

변은준 0 110
"갑질에 대한 무감함이 사건 핵심"

토론자들은 이씨 사망으로 제기된 서울대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직장 내 괴롭힘 피해에 대해 학교와 사회의 문제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갑질이나 비인간적 노동환경 개선 필요성에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이 공감대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느꼈다"며 "특히 학교가 문제의식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안전관리팀장이 청소노동자의 복장을 지정하거나 업무와 무관한 시험을 보게 한 것을 두고 "사기 진작을 위한 선의였다"고 해명한 점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김 교수는 "타인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자기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게 곧 권력"이라며 "(팀장이) 자신의 언행이 그 자체로 노동자에게 강요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도 개선 앞서 실태조사부터"

토론회에선 사건 재발을 막으려면 서울대의 학내 노동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의원은 "서울대가 법인화한 이후로 한번도 종합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동 이슈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문순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노조 정책국장은 "청소노동자의 일상과 동떨어진 교내 경영진 차원의 제도 개선은 한계가 명확한 만큼 외부 충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직접고용 등 노동자 처우를 보장할 기본 제도 확립이 필수적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김 교수는 "직접고용이 된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겠지만, 자기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기본 요건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현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 대표는 "무늬만 직접고용인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대학본부가 책임감 있게 예산을 출연해 인건비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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