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합의금 1000만원 준다는데 적나요?"..관행이 된 이사 위로금
변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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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0 01:28
http://news.v.daum.net/v/20210615115121774
내 집 팔려면 세입자 퇴거시켜야..부총리가 위로금 솔선수범
실거주한다고 내보내놓고 빈집.."소송할 돈도 없어"
전셋값 100주째 오르는데 정책은 공급 죄는 방향으로만
재건축 아파트 세입자 내몰리고 집주인은 올수리 입주
“이제 곧 전세계약 2년 다 되어가는데 임대인측에서 1000만원 합의금 제시하며 매매가 잘 될 수 있도록 미리 퇴거해달라고 하네요. 저희는 또 전세를 찾아야하는 상황이고요. 합의금 1000만원이면 너무 적은 금액인거 같습니다. 요새 얼마 정도 받으면 전세계약갱신청구권 안쓰나요?”
“5세대 짜리 빌라를 갖고 있는 집주인입니다. 만기가 되어 세입자분들과 재계약하려는데 다른집들은 서로 적정선에서 합의가 됐습니다만 한 집이 문제네요. 6년 동안 보증금 인상을 안해서 현 시세 대비 9000만원 싸게 살고 있는 분입니다. 월세로 15만원 더 내달라고 했더니 그러면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을 빼고 월세 내는 것으로 알겠다합니다. 너무 괘씸합니다.”
특별한 취재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주변에서 흔히 들려주는 이야기다. 개정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약 1년만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새로운 주거문화(?)가 정착됐다.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내 집을 내가 팔기 위해 ‘합의금’을 주어야 하고, 그 금액은 이사비+중개수수료 금액을 뛰어넘는게 예사다. 홍남기 부총리가 의왕 아파트를 매각하면서 갱신권을 사용하겠다는 세입자에게 법적 근거가 없는 ‘퇴거 지원금’을 지급한 사례를 전 국민이 일찍이 접했다.
또, 5% 인상 제한을 걸자 세입자는 강경해지고, 집주인은 이를 ‘괘씸’하다고 표현한다. 그런가하면 집주인이 실거주를 들어오겠다고 해서 급하게 이사를 했는데 그 집이 빈집 상태임을 알고 허탈해하는 세입자도 속출한다.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누군가는 바뀐 정책으로 인해 개선된 점을 체감해야하는데, 승자는 없고 패자만 넘친다.
심지어 운 좋게 재계약에 성공한 세입자도 마찬가지다. 2년 뒤에 돌려받는 보증금으로는 같은 동네의 같은 면적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2년동안 열심히 소득을 늘리는 수도 있지만 급등하는 자산가격을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로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전세 매물이 시장에 다량 출회되면 이같은 곡소리도 멈출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전세를 실종시키는 방향으로만 펼쳐지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 입주장 때 벌어지는 일대 전세가격 하락도 더는 나타나지 않을 예정이다. 올해 2월19일부터 모집공고가 난 수도권 아파트 단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다면 집주인이 입주시점에 전월세를 놓을 수 없다. 2~5년의 의무거주 요건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에 비해 싼 값에 공급되는 재건축 아파트 전세 매물도 급격히 줄었다. 정부는 6·17 대책으로 보유만 하고 실거주하지 않은 집주인에게는 조합원 분양을 못 받게 하겠다고 예고했다. 세입자를 퇴거시키고 낡은 집으로 부랴부랴 들어가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구축 아파트에선 한 집 건너 한 집이 ‘올 수리’ 인테리어 공사중이다.
세입자는 같은 동네에서 배로 오른 돈을 주고 새 전셋집을 구하고, 집주인은 재건축 연한이 다 된 집을 전부 뜯어고친다. 공인중개사와 인테리어업체만 웃는 ‘창조경제’가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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