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처럼…일본 우주 쓰레기 청소위성 20일 발사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일본 우주 스타트업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의 우주 쓰레기 청소위성. /자료=아스트로스케일 홈페이지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승리호'에는 우주에서 수거한 쓰레기 고철을 팔아 수입을 올리는 우주 청소부들이 등장한다. 오는 주말, 승리호처럼 사람은 탑승하지는 않지만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 위성이 우주로 발사된다.
18일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에 따르면 오는 20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소유즈2호기에는 'ELSA-d'(End-of-Life Services by Astroscale demonstration) 위성이 탑재된다.
ELSA-d는 일본의 우주스타트업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이 만든 우주 쓰레기 처리 위성으로, 이번 비행을 통해 상용화를 위한 기능을검증한다. ELSA-d는 위성에 설치된 자석판을 이용해 금속성분의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고, 이를 지구 대기권으로 보내 태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지난 1월 발표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 저궤도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우주 폐기물이 쌓여있다. 고장난 위성, 로켓 부품, 충돌이나 폭발에 의한 잔해물, 우주인이 떨어뜨린 공구 등 쓰레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우주로 발사된 물체수가 급증하면 지구 저궤도에 쌓이고 있는 우주 쓰레기 양도 늘어나고 있다. /자료=나사
충돌시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소프트볼 크기의 잔해물은 최소 2만6000개, 위성을 손상시킬 수 있는 구슬 크기의 잔해물은 약 50만개, 우주복에 구멍을 낼 수 있는 소금 알갱이 한개 크기의 잔해물은 1억개가 넘는다.
국제연합(UN)은 지구 저궤도로 발사된 위성의 경우 25년 이내에 회수하도록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나사 조사에 따르면, 가이드라인 준수 비율은 20~30%에 불과하다.
나사는 "우주 폐기물이 점점 증가하면서 일기예보나 통신, GPS 등에 중요하게 활용되는 위성 장비들에 대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스페이스X를 필두로 민간우주개발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우주 쓰레기 문제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나사, 유럽우주청(ESA) 등이 우주 쓰레기 대응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확정한 '2021년도 우주 위험대비 시행계획' 통해 △우주물체의 추락·충돌 등 우주위험에 대비한 범부처 통합 대응체계 구축 △우주위험 사전 감시예방을 위한 기술 개발 △우주위험 대비 기반 확충 등에 나선다. 올해 1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민간에서는 우주 쓰레기 청소를 사업화하는데 적극적이다. 스위스 '클리어스페이스'(ClearSpace)는 지난해 11월 유럽우주청(ESA)과 8600만유로(약 1156억원) 규모의 우주 쓰레기 청소 계약을 맺었다.
클리어스페이스는 로봇팔이 장착된 청소위성을 발사해 로켓 발사 잔해물인 베스파(위성 어댑터)를 수거하고,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잔해물을 처리한다. 잔해물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뜨거운 마찰열에 의해 공중에서 소멸된다.
일본의 위성통신 회사인 스카이 퍼펙트 JSAT는 2026년 실용화를 목표로 레이저를 이용한 우주 쓰레기 청소 위성을 개발하고 있으며, 유럽 항공업체 에어버스는 2018년 우주 쓰레기 청소위성 '리무브데브리스'(RemoveDebris)를 발사해 우주 쓰레기 모형을 그물로 포획하는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한고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