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곰 한 마리에 난리냐고요?…'푸덕이' 70대 할머니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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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4 19:50
70대 할머니 김푸덕 “좋은 어른이 되기로 했단다”
내가 낳은 자식도 아닌 네가 떠난다는 소식이 왜 이렇게 슬픈 걸까. 네가 태어나는 영상을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나. 30년 전 내 모습이 떠오르더구나. 네 엄마 아이바오가 너를 안고 보듬어주는 모습이 경이로웠어.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는 건지. 산통에 힘들어하면서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손바닥만 한 너를 낳고 정성스레 핥아주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더구나.
그렇게 애지중지 너를 낳아서 키워줬는데 금방 엄마한테 덤비고 까부는 네 모습까지, 꼭 우리 아들 같았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네 아빠와 똑같이 행동하는 것도 신기해. 의자에 기대 밥도 먹고, 심심하면 앞구르기도 하고. 누가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자기 아빠를 꼭 닮은 게 마치 우리 집 식구들을 보는 것 같아. 네가 커가는 과정을 볼 때마다 이제 품을 떠난 아들과 딸이 떠올라 더 사랑스러웠던 건지도 모르겠다.
강바오 송바오 사육사 할아버지들 곁을 떠나 중국으로 돌아간다니 걱정이 앞선다. 곧 엄마가 될 거라고 하니까 더 마음이 허전해. 차라리 남자 아이였으면 마음이 놓였을까. 외딴곳에 가서 임신과 출산을 해야 한다니, 아직도 어린애 같은 우리 딸 시집보낼 때가 생각나. 판다는 건강하다면 30년은 산다고 하니까 앞으로 20년 넘는 세월이 남았겠구나. 어쩌면 네가 나보다 오래 살 수도 있겠다.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오겠지. 그날까지 (지금처럼) 밥 잘 챙겨 먹어.
http://n.news.naver.com/article/015/0004957224?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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