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마지막화를 보니 저도 가해자였습니다

D.P. 마지막화를 보니 저도 가해자였습니다

변은준 0 83

엿같았던 군생활을 떠올리기 싫어

군대관련 프로나 드라마 등을 즐겨보지 않습니다만


호평일색이던 D.P.를 피하고 피하다 이제야 봤는데

애써 외면하고 있던 진실을 마주한 기분이네요


끔찍했던 군생활

이유없이 당하는 가혹행위

자살을 한번쯤 생각해봤던 이병시절


가혹행위하던 선임새끼를 반드시 찢어 발기겠다던

이병시절 판타지를 D.P.에서 실현시켜주지만

그 끝은 지독하게 현실적이라 먹먹합니다


가혹행위를 당하고

가혹행위를 지켜보고

가혹행위를 없에자고

동기,후임들과 다짐했던 이병시절


짬이차서 풀어주니

기어오르는 후임들

무개념의 후임들

기합빠진 후임들

버릇없는 녀석들을 보며

역설적이게도 가혹행위와 기합의 필요성을

합리화하기 시작한 시절


군대라는 무리에 어울리려면

군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가혹행위는 정당하다며

자신을 속이던 추악한 시절


이병시절은 까맣게 잊고

부당한 대우에 항변하던

일부 후임을 기수열외 시키고

비난하고 힐난하는 등

정당한 처사라며 합리화시키던

방관자로써 저도 가해자였음을 통감합니다


부당한 대우에 항변하던 그분들로 인해

지옥같은 이병생활에 숨통이 트였음에도

신고한 용기에 감사를 표했어야 함에도

그거하나 못참고 신고를 했냐는 둥

한계에 다다랐던 자신은 감추고 

쌍욕을 하며 비난했던 과거가 부끄럽습니다


마지막화 봉안당 추모 장면에서 유가족(누나)이

"그 착하고 성실한 친구가 괴롭힘 당할때

왜 보고만 있었냐?"는 말에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말았습니다...


제가 생활했던 06군번보다

요즘 군생활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어차피 돌고도는 군생활

D.P.의 수통이야기 처럼

지금도 엿같을거라는걸 잘알기에

참으로 뭣같은 밤입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었는데

D.P.는 강추 입니다.


재미야 두말하면 입아프고

특유에 아련하고 쓸쓸한 시퀀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래 저래 외면했던 시절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D.P.는 시즌2가 어서 나오기를 기대하며

엿같은 군생활에 변화의 바람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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