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스티커 갈이’ 3년 전부터 시작됐다

맥도날드 ‘스티커 갈이’ 3년 전부터 시작됐다

변은준 0 44
맥도날드 내부 제보 영상 50여개 분석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 17건 확인
2차 유효기간 넘긴 식자재 영상 30여건

맥도날드 일부 매장의 ‘식자재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가 최소 3년 전부터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다. 유효기간을 몰래 늘리기 위한 스티커 갈이는 2019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햄버거병 사건’으로 뭇매를 맞았던 맥도날드가 자체 품질관리 기한인 ‘2차 유효기간’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직후 일부 매장에선 되레 강화된 식자재 관리 기준을 어기고 있던 것이다. 맥도날드의 한 햄버거가 지난해 2000만개 이상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생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략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쓰이는 식자재 관련 현행 법·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유통기한이 남았으니 상할 일이 없다는 건 무책임하다”며 “해동된 음식은 주방 환경에 따라 급격히 상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처리 조건은 더 엄격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패스트푸드처럼) 즉석에서 판매하는 음식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지침이 없는 상황”이라며 “스티커 갈이에 대한 식약처의 후속 조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가 스티커 갈이를 한 것으로 파악된 아르바이트생에게 최근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린 것을 놓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햄버거병 사건 피해자를 대리한 류하경 변호사는 “맥도날드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 아르바이트생에게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아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만들어 진다”며 “본사의 직접 지시가 없었더라도 관리 책임이라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아직 식품위생·의료사고와 관련한 피해입증 책임을 신고자나 피해자 측에게 지우고 있다”며 “반면 미국에서는 입증책임이 전환돼 기업이 사고예방 조치를 충분히 다했는지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critic@kmib.co.kr)
박세원 기자
전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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