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706005?sid=10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격 침공으로 미국·유럽 등 서방 세계와 정면 대치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향후 미래전에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바꾸는 무기)’가 될 수 있는 첨단 핵잠수함의 전력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미 CNN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잠수함은 발사한 뒤 물속에서 수백㎞를 전진, 적 항구 등에 기습적인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어뢰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폭격기나 지상에서 발사하는 핵무기와 달리 핵어뢰는 타격 순간까지 포착이 거의 불가능해 전쟁 국면을 한순간에 바꿔 놓을 수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세프마시 조선소는 지난 8일 세베로드빈스크항에서 신형 핵잠 ‘벨고로드함’을 러시아군에 인도했다. 지난 2012년 제작에 돌입한 이 잠수함은 2019년 진수한 뒤 이듬해 러시아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었지만 재정난과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벨고로드함은 러시아의 오스카2급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총 길이가 184m에 달한다. 미 해군의 주력 핵잠 오하이오급(171m)보다 더 긴 세계 최장 잠수함이다. 러시아군은 앞으로 벨고로드급 잠수함을 최대 4척 만들어 태평양 함대와 북해 함대에 각각 2척씩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 잠수함이 러시아 해군에 본격 합류한다면, 앞으로 10년 동안 바닷속은 미국과 러시아 잠수함이 서로 쫓고 사냥하는 새로운 냉전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벨고로드함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최대 8발을 장착하게 될 핵어뢰 ‘포세이돈’ 때문이다. CNN은 “지름 2.5m, 길이 20m인 이 어뢰는 일반 중어뢰의 30배 크기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포세이돈은 2메가톤(TNT 200만t 위력)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데 이 파괴력은 2차 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00배가 넘는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포세이돈을 처음 공개하면서 “조용하고 기동성이 뛰어나며 약점이 거의 없다”며 “기존 어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수백㎞를 항해한 뒤 해안 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사령관은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포세이돈은 해저 1000m에서 최대 70노트(시속 130㎞)로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의 대변인’으로 불리는 친정부 성향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키셀료프는 지난 5월 “포세이돈 한 방이면 영국은 방사능으로 뒤덮인 거대 쓰나미에 휩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포드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차관보도 지난 2020년 11월 포세이돈 어뢰가 “미 해안 도시를 방사능 쓰나미로 덮어버릴 목적으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포세이돈 어뢰에 재래식 탄두를 탑재할 경우 항공모함이나 해안 요새, 기반 시설 등의 목표물도 공격할 수 있다. 미 잠수함 전문가 H. I. 서튼은 지난 3월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이 ‘메가 어뢰’는 세계사에서 유일무이한 것으로 완전히 다른 종류의 무기”라고 말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포세이돈 어뢰는 러시아가 핵 공격을 받을 경우 보복 공격을 하기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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