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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계도기간이 종료됐지만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환경부는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또 규제 변경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1월 7일 임상준 차관이 설명했습니다. 종이컵은 아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플라스틱 빨대는 계도기간을 별도의 기한을 정하지 않고 연장하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환경부가 내세운 이유는 소상공인 부담 완화입니다.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매장에서 사용하지 못하면 다회용컵 설거지를 할 사람을 더 고용하거나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환경부는 일회용품 규제와 폐기물 감축 정책 방향이 전환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규제 완화가 아닌 규제 합리화라고 표현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보다 다른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덫붙였습니다. 하지만 환경부의 생각과 달리 대부분은 규제 완화로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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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마냥 좋을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물론 당장의 부담이 줄어든 만큼 환영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라는 대의명제와 정부 정책에 공감해 또 규제에 대비해 미리 대체품을 대량 구매한 소상공인들도 많았습니다. 플라스틱 제품보다 작게는 두 배, 많게는 다섯 배 이상 비싼 제품들입니다. 이들도 입을 모아 "이제 정부가 어떤 규제안을 내놓아도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대체품 시장의 붕괴, 정부 정책 신뢰 손실. 이번 일회용품 규제 완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쩌면 환경부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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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일회용품 규제 완화 왠지 기시감이 듭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도입하려 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 기억나시나요? 국내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만 연간 30억개 가까이 사용되는 일회용컵. 환경부는 이 일회용컵을 줄이겠다며 컵에 보증금을 부과하고 반납하면 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하려 했었습니다. 전 세계에도 유래가 없는 혁신적인 방안으로 평가됐습니다. 지난해 6월 전국 실시가 예고됐었죠. 그런데 12월로 제도 시행을 미루더니 아예 전국 시행 대신 제주와 세종에서만 선도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수정됐습니다. 그나마도 제주 매장 상당수가 최근 보증금제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하는 등 제도 정착도 잘 안되는 상황입니다. 이쯤되면 환경부가 과연 일회용품 줄이기 정책을 정말 제대로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궁금해 질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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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불필요한 과잉 규제는 정비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회용품 규제 완화, 개발행위에 대한 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국립공원 지정, 환경오염평가 제도 등은 그 필요성이 분명합니다. 국민들도 그 필요성에 이미 공감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정부 차원의 일회용품 규제 도입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색연합이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 72.8%가 환경을 고려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자연환경 보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환경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도 76%였습니다. 존재 이유에 대해 환경부는 과연 제대로 된 답을 갖고 있는지, 환경부 스스로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http://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47097_36126.html
(긴 기사라서 여러 문단 퍼오긴 했는데 전문 한번씩 읽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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