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201705?sid=102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30개 넘는 나라에서 1400건 이상 발생했다. 감염 경로를 두고 확진자와의 접촉 외에 공기 전파 등의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부 해외 국가에서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 3세대 백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전세계 1400명 넘게 감염…공기 중 전파 가능성도 제기
통계 웹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진자는 10일 기준으로 32개 국가에서 1472명 발생했다. 지난달 7일 영국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 이래 유럽과 미주·중동·호주 등으로 빠르게 퍼지며, 약 한 달 새 1000배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원숭이두창이 비풍토병 지역에도 자리 잡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지역 전파가 진행 중이라는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확진 사례가 늘어나면서 감염 경로를 두고도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숭이두창의 일반적인 감염 경로는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이다. 확진자의 혈액, 체액(침, 소변 등)이 피부 상처나 점막을 통해 직접 접촉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지만,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전파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원숭이두창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여행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가 바로 철회하는 등의 혼란스러운 대응을 한 점을 언급하며, 원숭이두창 역시 코로나19처럼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2017년 나이지리아 교도소 내 확산 사례에서 당시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의료진 2명이 감염된 사실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CDC는 성병으로 진단된 환자 일부가 원숭이두창에 걸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센터장은 "원숭이두창은 일부 성병과 비슷해 보여 다른 질병으로 착각할 수 있다"며 "의료진은 환자가 다른 질병이나 성병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원숭이두창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인 발진이 매독, 헤르페스 등의 증상과 유사하다며 관련 증상이 있는 환자는 원숭이두창은 물론 모든 성병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미·영, '포위 접종' 시작…국내선 3세대 백신 도입 협의 중
심상치 않은 확산세에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하는 '포위 접종(ring vaccination)' 방식이다. 전 국민 예방 접종 대신,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부터 접종을 시작해 대상을 확대해 나가면서 보호 고리(ring)의 범위를 넓히며 질병 확산을 억제하는 전략이다. 이 방식은 과거 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나 두창이 발생했을 때 질병 확산을 억제하는데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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