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강달러 전환?…은행 달러예금에 몰리는 돈
- 소영짱 작성
원·달러 환율 하락세로 달러 쌓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권 달러예금도 사상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강달러장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달러 값이 쌀 때 미리 달러를 사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에도 약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권 달러예금도 역대급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517억3029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올 1월(396억2600만 달러) 대비 30.5%나 급증한 수준이다.
달러예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월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최고 1296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코로나19 확산세 정도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실제 지난 3월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433억 달러였고 코로나19 2차 대유행 시점인 8월에는 498억 달러까지 부풀어 올랐다.
그러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자 달러예금 규모는 더욱 확대된 모습이다.
지난달 9일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원·달러 환율은 22개월 만에 최저치(1113.9원)를 기록했고 그 다음날인 10일 달러예금 잔액은 20억 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11월 말 달러예금 잔액은 530억6441만 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달러예금 통계가 처음으로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에다 달러 저가 매수를 통해 환차익을 기대하고 달러를 사들이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원·달러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예금 증가세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달러화 약세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달러지수가 지난 17일 89.8로 지난 2018년 3월 이후 처음으로 90선을 하회하는 등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당분간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준은 현재 매달 1200억 달러 규모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에서 발생한 변종 코로나19로 약세와 강세 사이에서 롤러코스트를 타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이 계획대로 보급되면서 경기가 살아나면 약달러가 나타날 수 있지만 반대일 경우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교역 증가는 미국 입장에서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달러인덱스가 90포인트를 하회하기 시작하는 것도 글로벌 달러 공급의 확대에 기인한 부분이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추가 부양책과 브렉시트 협상도 관건”이라며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폭을 확대하는 단기변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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