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하고 싶어도 못해요” 서울 곳곳의 야간영업 실상 보니…
- 루비루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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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하고 싶어도 못해요” 서울 곳곳의 야간영업 실상 보니…
기사입력 2021-02-05 10:51 최종수정 2021-02-05 15:04
임대료 850만원, 석 달치 밀려...
‘남들 숨 쉬게 해주려고 내 숨을 참고 있는 것 같은 느낌’2월 4일 홍대 앞 코인노래방 전경
■ “폐업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해“...홍대입구 코인노래방
오후 6시 반, 젊음의 메카로 불리는 홍대 정문 앞 거리는 갑자기 시작된 눈발이 휘날리면서 스산함을 더했습니다.
최신 가요가 크게 울려 퍼지고 있는 3층의 코인노래방으로 올라가봤습니다. 주인 이상경(43)씨에게 손님이 좀 있느냐고 물으니 "지금 가게에 아내와 초등학생 딸 둘만 나와 놀고 있다"고 답하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돼 코로나 긴급 지원 대출을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 씨는 홍대 입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중입니다.
이 씨는 “홍대에서 장사 한지가 5년이 넘었는데, 제일 안 좋아요. 공실이 대부분이고요.”라고 말했습니다.
학기 중에도 비대면 수업으로 한산했던 코인노래방의 주 이용 고객이 가장 몰리는 밤 7시~9시입니다. 밤 9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로 대략 밤 8시부터 마감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가게는 지난해 2월부터 1년의 절반이 넘는 161일간 문을 닫았습니다. 휴업 기간에도 임차료, 인건비, 전기료 등 매달 500만 원은 고정비로 고스란히 나갔습니다.
이 씨는 "코로나 상황이 빨리 해결되지 않고, 제가 가장인데 침울하게 있을 수만은 없죠. 주변 지인들한테 돈을 빌리고, 배달도 하고... 공사장 가서 일도 하고요. 닥치는 대로 다 하고 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폐업이 쉬운 것도 아닙니다. 이씨는 “폐업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가, 투자비를 회수해야 그때부터 돈을 버는 건데 돈 벌만 하면 이제 나갈 돈은 대출이자죠. 권리금 날리고, 시설비 날리고... 계약 종료 전에 나가면 부동산 수수료 400~500만 원, 원상복구 비용 천만 원 이상 다 부담해야 하고... 장사가 안 돼서 나가는데 그냥 바닥으로 나가는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 "임대료 850만 원씩 3개월 밀려. 건물주한테 미안할 뿐..." 연신내 피시방
2월 3일 밤 8시 연신내역 근처 피시방. 기존 운영 피크 시간이었던 당시의 모습
저녁 7시 반, 연신내역 근처 번화가에 위치한 피시방. 150석의 컴퓨터 자리는 빈 곳이 대부분입니다. 한 줄에 2~4명이 앉아 마스크를 한 채 앉아 있고, 넓은 피시방안에는 게임 효과음과 타자 소리만 간간이 들립니다.
평소 같으면 방학을 맞이한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설 연휴 앞뒤가 최고 성수기였다는 피시방의 상황은 현재와는 많이 다릅니다.
피시방 주인 윤재종(56) 씨는 ‘오늘은 그나마 평소보다 손님이 조금 있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작년 8월 한 달 동안 영업금지를 받고, 영업이 재개된 이후 12월부터 오후 9시 이후 집합 제한으로 3개월 치 임대료가 밀렸다는 주인 윤 씨.
윤 씨는 "임대료가 850만 원씩 나가거든요? 근데 지금 3개월 치가 밀렸어요. 건물주한테 계속 양해를 구해도 미안한 마음뿐이죠. 그 사람들도 땅 파서 장사하는 거 아니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자영업자가 처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윤 씨는 "방역이라는 게 다수를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거기에 반대는 안 하죠. 근데 문제는 거기에 나 자신이 자꾸 희생을 당한다는 거죠. 남들 숨 쉬게 해주려고 내 숨을 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제가 남 걱정할 상황은 아닌데 지금 저랑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 너무 불쌍하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피시방 사장님은 평소 같으면 버려야 하는 키보드를 수리해서 그걸 판매해서 연명하세요. 가게가 손님이 너무 없으니까 가게를 두세 시간 비워놔도 아무런 걱정이 안 돼요. 우리만 어렵다는 게 아니고 자영업자들 전체의 문제 같아요."라고 덧붙였습니다.
■ “대출로 버티다가 이제는 막바지...” 여의도 일반음식점
작년에 세 차례 걸쳐, 3천만 원의 소상공인대출을 받은 황 모 씨의 대출 명세
"저희 집은 주로 늦은 시간에 매상이 많아서 지금 많이 힘들어요.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반 토막으로 줄었습니다. 그나마 그것도 단골손님들이 도움을 줘서... "
여의도에서 15년 동안 장사해 온 사장 황 모(51) 씨는 저녁 장사 위주인 상황인지라 9시 이후 영업 제한으로 특히 피해가 컸습니다.
대출로 버티다가 이제는 막바지에 다다른 것 같다며 힘든 상황을 전한 황 씨.
작년 5월, 9월, 12월 세 번에 걸쳐 소상공인대출을 받았다며 본인의 대출 명세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황 씨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함께 극복해 나가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하는 정부 방침, 완화될까?
코로나 이후 영업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며 국내 자영업자 숫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비임금 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 5천 명 감소했으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9만 명 증가했습니다.
이는 자영업자가 경영난으로 직원을 해고하며 혼자 가게를 운영하거나 폐업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적절한 기준과 방안을 만들어 살길을 찾게 해 달라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정부는 이번 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상황을 검토한 뒤, 일부 방역 조치 완화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들 숨 쉬게 해주려고 내 숨을 참고 있는 것 같은 느낌’2월 4일 홍대 앞 코인노래방 전경
■ “폐업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해“...홍대입구 코인노래방
오후 6시 반, 젊음의 메카로 불리는 홍대 정문 앞 거리는 갑자기 시작된 눈발이 휘날리면서 스산함을 더했습니다.
최신 가요가 크게 울려 퍼지고 있는 3층의 코인노래방으로 올라가봤습니다. 주인 이상경(43)씨에게 손님이 좀 있느냐고 물으니 "지금 가게에 아내와 초등학생 딸 둘만 나와 놀고 있다"고 답하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돼 코로나 긴급 지원 대출을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 씨는 홍대 입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중입니다.
이 씨는 “홍대에서 장사 한지가 5년이 넘었는데, 제일 안 좋아요. 공실이 대부분이고요.”라고 말했습니다.
학기 중에도 비대면 수업으로 한산했던 코인노래방의 주 이용 고객이 가장 몰리는 밤 7시~9시입니다. 밤 9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로 대략 밤 8시부터 마감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가게는 지난해 2월부터 1년의 절반이 넘는 161일간 문을 닫았습니다. 휴업 기간에도 임차료, 인건비, 전기료 등 매달 500만 원은 고정비로 고스란히 나갔습니다.
이 씨는 "코로나 상황이 빨리 해결되지 않고, 제가 가장인데 침울하게 있을 수만은 없죠. 주변 지인들한테 돈을 빌리고, 배달도 하고... 공사장 가서 일도 하고요. 닥치는 대로 다 하고 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폐업이 쉬운 것도 아닙니다. 이씨는 “폐업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가, 투자비를 회수해야 그때부터 돈을 버는 건데 돈 벌만 하면 이제 나갈 돈은 대출이자죠. 권리금 날리고, 시설비 날리고... 계약 종료 전에 나가면 부동산 수수료 400~500만 원, 원상복구 비용 천만 원 이상 다 부담해야 하고... 장사가 안 돼서 나가는데 그냥 바닥으로 나가는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 "임대료 850만 원씩 3개월 밀려. 건물주한테 미안할 뿐..." 연신내 피시방
2월 3일 밤 8시 연신내역 근처 피시방. 기존 운영 피크 시간이었던 당시의 모습
저녁 7시 반, 연신내역 근처 번화가에 위치한 피시방. 150석의 컴퓨터 자리는 빈 곳이 대부분입니다. 한 줄에 2~4명이 앉아 마스크를 한 채 앉아 있고, 넓은 피시방안에는 게임 효과음과 타자 소리만 간간이 들립니다.
평소 같으면 방학을 맞이한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설 연휴 앞뒤가 최고 성수기였다는 피시방의 상황은 현재와는 많이 다릅니다.
피시방 주인 윤재종(56) 씨는 ‘오늘은 그나마 평소보다 손님이 조금 있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작년 8월 한 달 동안 영업금지를 받고, 영업이 재개된 이후 12월부터 오후 9시 이후 집합 제한으로 3개월 치 임대료가 밀렸다는 주인 윤 씨.
윤 씨는 "임대료가 850만 원씩 나가거든요? 근데 지금 3개월 치가 밀렸어요. 건물주한테 계속 양해를 구해도 미안한 마음뿐이죠. 그 사람들도 땅 파서 장사하는 거 아니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자영업자가 처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윤 씨는 "방역이라는 게 다수를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거기에 반대는 안 하죠. 근데 문제는 거기에 나 자신이 자꾸 희생을 당한다는 거죠. 남들 숨 쉬게 해주려고 내 숨을 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제가 남 걱정할 상황은 아닌데 지금 저랑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 너무 불쌍하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피시방 사장님은 평소 같으면 버려야 하는 키보드를 수리해서 그걸 판매해서 연명하세요. 가게가 손님이 너무 없으니까 가게를 두세 시간 비워놔도 아무런 걱정이 안 돼요. 우리만 어렵다는 게 아니고 자영업자들 전체의 문제 같아요."라고 덧붙였습니다.
■ “대출로 버티다가 이제는 막바지...” 여의도 일반음식점
작년에 세 차례 걸쳐, 3천만 원의 소상공인대출을 받은 황 모 씨의 대출 명세
"저희 집은 주로 늦은 시간에 매상이 많아서 지금 많이 힘들어요.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반 토막으로 줄었습니다. 그나마 그것도 단골손님들이 도움을 줘서... "
여의도에서 15년 동안 장사해 온 사장 황 모(51) 씨는 저녁 장사 위주인 상황인지라 9시 이후 영업 제한으로 특히 피해가 컸습니다.
대출로 버티다가 이제는 막바지에 다다른 것 같다며 힘든 상황을 전한 황 씨.
작년 5월, 9월, 12월 세 번에 걸쳐 소상공인대출을 받았다며 본인의 대출 명세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황 씨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함께 극복해 나가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하는 정부 방침, 완화될까?
코로나 이후 영업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며 국내 자영업자 숫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비임금 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 5천 명 감소했으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9만 명 증가했습니다.
이는 자영업자가 경영난으로 직원을 해고하며 혼자 가게를 운영하거나 폐업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적절한 기준과 방안을 만들어 살길을 찾게 해 달라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정부는 이번 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상황을 검토한 뒤, 일부 방역 조치 완화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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